1. 들어가며
'인문 사회 과학의 중요성' 이란 단어는 망령처럼 세상을 이곳저곳 떠다니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하나의 '자기 계발' 적 용어로 사용되어 성공이나 취업이나 업무에 도움 되는 일종의 상업 도구로써 소비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사유가 깊어질수록 변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무기력, 지식과 사회의 괴리 역시 깊어집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 이제 더 이상은 아무도 ‘책에 따라’ 살려 하지 않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세상 어느 때보다 우리는 '읽을거리'가 쏟아지고, 모든 것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너무 바쁜 시대에 던져졌기 때문입니다. “왜 사람들은 더 이상 잡지나, 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왜 쓰여 있는 그대로 살려고 하지 않는 걸까요? 왜 읽고서 옳다고 생각했는데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은 채 ‘정보’라는 필터를 꽂아 무해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일까요? 아시겠지요. 지금 시대는 무엇이든 진지하게 읽기에 너무 바빠졌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좌절의 강을 지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문, 사회, 과학을 다루는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짐작하건대 그들은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가 아닌 자신을 위한 잡지를 만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시대에 잡지를 만드는 일은 어쩌면 '자신'과 같은 사고의 궤를 하고 있는 독자를 찾아 '우리' 라는 단어를 호명하기 위한 여정 같기도 합니다.
"이런 시대에 인문학 잡지와 서평지를 만든다고?" 라고 놀라는 독자 분들 만큼이나, "우리 잡지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 독자들이 있다고?" 라며 놀라신 잡지사 분들도 있을 겁니다. 짧은 모임 시간 동안 다양한 대화가 오고가도록 참여 전 함께 읽고 오시면 좋을 기사와 발제문 함께 공유드립니다.
참고 및 인용 - <책에 따라 살기>, 문학과지성사
2022.07.15 종이잡지클럽